Old Data/Epolitics

하얀거탑-정치판을 위한 변명

Jeff Lee 2007. 3. 4. 14:48


요즘 한창 유행이라는
MBC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하얀 거탑 白い 巨塔>을 종종 본다.
원작이 일본드라마라는데 일본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대단한 골초여서 폐렴으로 죽는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TV에 담배피우는 장면을 내보낼 수 없어서 뇌종양(?)으로 죽는다나?

암튼, <하얀거탑>은 정치판의 권력투쟁을 다룬 듯하다.
한편으로는 의료소송을 다루는 법률드라마같기도 하다.

병원을 배경으로 한 의학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우아한 의사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의사들의 성공과 야망을 향한 끝없는 질주....그리고 그 종말을 그린 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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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에서 밝히고 있듯 의학계 이면을 현미경처럼 보여줌과 동시에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또한 궁극적으로 이 작품은 보는 이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져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정치와 언론에 밀접한 내 입장에서는
하얀거탑을 보면서 주변사람들에게 할 말이 무척 많아졌다.
'정치판은 더럽다, 추악하다'며 맹비난하는 분들에게 정치판을 조금은 쉽게 설명할 수 있어서다.

정치판이 더럽다며 극심한 정치무관심-정치불신에 빠진 분들에게 나는 말한다.

정치가 우리 언론의 메인을 장식하는 주요 화제꺼리여서 그렇지....학계든, 종교계든, 의료계든, 연예계든, 교육계든, 언론계든 우리 언론의 1면을 장식하게 된다면 정치판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정치판은 우리사회의 모든 분야를 반영하는 곳일 뿐이다.
우리가 그렇게 깨끗하게 바라보는 종교계도 그 속내를 보면 정치투쟁못지 않은 권력투쟁이 있다. 종교계의 내로라하는 목사님도 알고보면 정치못지않은 권력관계 속에서 살고 있다.
방귀깨나 뀐다는 유명 대학교수도 알고보면 학계의 권력관계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 천진만만한 어린애들을 가르치는 유치원 선생님들도 추잡하기 그지없는 유아학계의 틈바구니에서 살고 있다.

<하얀거탑>에서 처럼 인간의 목숨을 다루는 의사들의 사회도 저렇게 치열한 권력싸움이 있는데....<하얀거탑>은 의학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요배경이 '대학'이라해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등장인물들이 목사들이라고해도 다르지 않다.
하물며 우리사회의 최종판결자인 듯 행동하는 판검사들의 사회도 정치판과 전혀 다르지않다.

정치판이 더럽다면 더럽고, 그렇지 않다면 안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의 경제,문화,교육,종교,사법 등 우리사회의 모든 분야의 종합판이 투영되어 나타나는 곳이 '정치판'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너무 정치혐오에 빠지지 말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정치만 더럽고 추악한 것이 아니니까~
우리가 그렇게 욕하는 놈(?)들이 우리사회의 룰-법을 만들고 있다.
마치 우리의 목숨을 다루는 의사들의 하얀까운 속에 <하얀거탑>만큼이나 추악한 권력다툼이 있듯이.......!!!

우리가 정치를 끝없이 감시하고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