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봉씨 사건을 보면서 느낀 한나라당의 변화를 대충 정리해본다.
첫번째는 정권창출에 대한 의지가 과거와는 다른 것 같다.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를 통해서 빼앗긴 권력을 찾겠다는 의지가 어느때보다 강하다.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을 얘기하며 정권탈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모아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많은 기자들이 공감한다.
과거의 권위주의적 권력을 향유하다가, 두 차례나 권력을 빼앗기고 서러운(?) 야당 생활을 해오고 있으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당장 특별한 직업도 없이 당 근처에서 낭인생할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배가 고플것이다. 춥고 배고픈 상황이다.
작년 531지방선거를 통해서 정체된 인력을 많이 해소하긴 했겠지만 한나라당의 인력 정체는 아직도 여전할 것이다. 최고의 권력인 대권을 이겨야 하는 이유다. 생계의 문제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분들도 봤다. 2007년 대선패배는 한나라당의 공중분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는 사람도 있다. 암튼, 그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를 위한 한나라당의 의지가 높다.
두번째는 인터넷마인드의 변화다.
2002년 대선에서 노풍의 진원지는 '인터넷'이었다는 것을 그들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나는 한나라당 홈페이지의 변화를 눈여겨보고 있다. 속된 표현으로 돈냄새가 느껴진다.
논객이나 대학생 조직화, 커뮤니티 등도 그렇다. 열린우리당 홈피를 벤치마킹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세련미도 있고 나름대로 잘 가꾸어가고 있다. 열린우리당 홈피가 겪어온 만큼의 부침과 시행착오마져도 답습하지 않길 조언할 뿐이다.
또 하나는 인터넷언론의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찌라시 수준의 인터넷 언론까지도 관리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한나라당 대선주자 펜클럽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초기 활동행태는 노사모와 약간 차이가 있었지만 활동형태에 큰 차이가 없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이 박사모나 명박사랑 등 한나라당 대선주자 펜클럽의 활동을 '알바'수준으로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지만 나는 동의하지않는다. 물론, 108조니 하는 초기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엄청난 자금력으로 체계적인 알바를 조직한다는 '한나라당 알바 경험담' 글도 봤지만 웃고말았다. 온라인의 특성상 수천수백억의 자금을 쓰더라도 인위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 쯤은 알것이다)
어찌되었든 한나라당도, 그 지지자들도 인터넷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포탈에 대한 피해의식은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 하지만, 포탈마저도 상업성과 보수성을 반영하고 있다. 한나라당에게 전혀 불리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판도라TV 설명회에서도 느꼈지만 동영상UCC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는 듯하다.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느껴지고....그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세번째는 위기관리 능력의 변화다.
한나라당에서는 작년 한해 동안 최연희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 박성범 김덕룡의원의 공천헌금 사건, 그리고 수많은 시도당 당직자들의 성추문이나 해외추문, 골프파문 등 수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었다.
이 모든 사건이 속전속결로 처리된다.
언론에서 이슈화할 타이밍을 빼앗거나, 사건의 본질이 밝혀지거나 확대재생산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왔다. 놀라울 정도로 위기를 잘 관리해 오고 있다.
이번 정인봉 씨의 '이명박 검증' 사건처리도 대표적인 사례다.
박근혜 측의 정인봉씨의 검증공세로 경선위원회에 200쪽 분량의 자료를 제출 직후 2월 15일 곧바로 윤리위원회를 열어서 징계절차에 착수한다. 빠른 위기 종결이다.
2월 15일 오후 4시부터 윤리위를 열어 정인봉 씨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었다는 발표를 지금 하고 있다. 2월 22일까지 본인의 소명을 듣고 징계수위를 결정한단다.
정인봉씨 주장의 핵심은
이명박의 1996년 김유찬 도피사건의 전모를 다시 상기시키면서 '이명박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는 것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 같다.
1996년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5개월만에 비서관 김유찬이 양심선언을 했고, 이 사건으로 선거법위반과 범인도피죄가 확정,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명박이 김유찬을 해외로 도피시키면서 어떠한 거래(?)가 있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하다. 김유찬 혼자만을 도피시킨 것이 아니라, 그의 부인과 자녀까지 여권을 발급하고, 홍콩을 경유 캐나다까지 도피시켰다는데 달랑 1500만원만 주고 보낼 수 있었겠느냐? 라는 것이다. 이미 법원의 확정판결이 난 사건이니까 사실관계는 팩트일 것이다. 다만 정인봉씨가 제기하는 딸랑 1500만원뿐인가? 라는 지적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 사건의 담당검사가 현재 한나라당 국회의원인 주성영의원이었고,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이 강삼재 씨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서는 이명박씨는 열린우리당의 혹독한 검증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암튼, 한나라당 경선준비위는 '이미 밝혀졌던 사실이니까 검증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신속히 내렸다. 법적으로 단죄를 받은 사건으로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여론의 흐름인 듯 하다. 이명박 측에선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진짜 중요한 본질은 이명박씨가 선거법을 위반했고 범인도피죄를 저질렀던 사람이라는 것이 아닐까? 우리 국민들이 이명박씨가 도덕적으로 약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통령후보로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인간성이 좀 더럽더라도 경제만 살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한민국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명박은 딱 그런 이미지다. 경제-추진력 이런 것들이 연상된다. 그렇다면 경제측면에서도 이미지와는 달리 꽝이라고 판명난다면 이명박씨에 대한 환상은 한순간에 깨질 수 있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면야 그것은 시간문제다.
한나라당의 세번째 변화를 얘기하다가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한나라당의 네번째 변화는 인적구성의 변화다.
나는 아직 인정하고 싶지않은 부분이지만 몇몇 대기자들이 주장하는 것을 풀어보겠다.
열린우리당에서는 '5공6공 전두환노태우, 군사쿠테타세력의 후예, 반민주세력, 반평화세력, 수구꼴통'이라고 한나라당을 공격한다. 하지만 이제는 수구꼴통세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17대국회 한나라당 소속의원 중에서 전두화 노태우세력과 관련있는 인물은 극히 적다. 물갈이가 된 것이다. 최병렬의 퇴장과 함께 물갈이가 많이 된 것이다.
한나라당이 군사쿠데타세력의 전신은 맞지만 현재 구성원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나 당직자, 보좌관 누구도 스스로를 '수구꼴통'이라고 생각하지않는다. 말단의 사무처 당직자들 마져도 '한나라당=반민주세력'으로 규정해서는 안된다. 반민주세력은 아닌 듯 하다. (골수 당원 중에서 아직 반민주적인 발상을 버리지 못한 분들이 일부 존재할 것이지만 그것은 다른 정당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수구꼴통이 그리 많지않다.
대북정책은 제외하고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극좌와 극우를 오가고 있다. 실현가능성과는 무관하게 한나라당의 아파트반값-등록금반값 정책공세는 과거와 같은 인적구성이었다면 불가능 한 정책이다. 건설족들의 지향과 한나라당의 지향이 다르지않은 상황에서 대표적인 지지층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정책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못하리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당내 지도부의 강압이든, 표를 의식했던 '당론'으로까지 채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하는 것을 봤다. (나는 아파트반값-등록금반값 정책이 매우 현실성없는 포퓰리즘정책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어찌됐든 현재 한나라당 구성원의 변화가 정책의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또 이러한 인적 변화가 당원제도, 경선시스템 등 당내의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열린우리당의 실험한 것을 답습할 뿐 주도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나라당의 책임당원제는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제를 벤치마킹했다. 근데, 열린우리당은 각종 재보궐선거와 531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기간당원제의 폐해를 수정해서 '기초당원제'로 완화해버렸다. 심지어 민노당까지도 진성당원제도를 풀고, 개방형경선제를 하겠다는 상황이다. 유럽식모델이니 미국식모델이니, 독일식이니 숱한 논란을 가져왔고 정당의 문제를 구성원간의 합의로 풀지 못하고서 사법부의 판결을 지켜보는 정당사 초유의 사태까지 경험해서 얻은 결론이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당내 민주주의를 거부하고 편법을 쓰려고 해서 법적 송사에까지 시달렸을까?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제는 그만큼 당원들의 권리와 요구가 강해질 수 밖에 없다. 과거 개혁당마져도 법적 소송에 휘말렸고, 결국 자진해산을 하지 못했다. 한번 만들어진 조직과 조직의 룰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조직과 룰을 해체하는 것도 어렵다.
암튼,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시행착오를 답습하고 있다.
경선시스템-오픈프라이머리도 예외는 아니다. 주도하지않으면 완벽하게 벤치마킹할 수 없다. 학창시절에 내가 자주 썼던 표현이다.
1등하는 학생의 답안지를 아무리 컨닝해도 공부하지않고는 1등하지 못한다!!
한나라당에 대한 충고다! 게임에 룰을 정하는데 있어서 주도하지 않으면 1등하기 힘들다. 오픈프라이버리가 시대적인 대세라면 주도해야 한다!!
대략...범여권을 위한 충고? 결론을 내려보자!!
한나라당의 이러한 괄목할 만한 변화는 지난 두번의 대선을 통한 학습효과 때문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한나라당의 대선주자가 승리할 가능성도 높다. 그렇다보니 어느때보다 분열의 가능성도 높게 예측하는 듯하다.
그러나 나는 분열의 가능성은 그리 높게 보지않는다. 한나라당이 쪼개지든 말든 관심없다.
범여권은 한나라당의 이러한 변화까지도 인정한 인식을 바탕으로 년말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뉴라이트는 민중계열 일부만을 제외하고 거의 90%가 한나라당에 줄을 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뉴레프트 세력은 아직 미약하기 때문에 범여권의 대선준비는 더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냉철해야 한다는 것이다.
년말 대선에서 여권이 승리할 수 있는 지름길은 한나라당의 분열보다는 범여권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내가 구구절절히 한나라당의 변화된 지점들을 설명했지만
그들의 변화는 '의식화'수준이다. 그들의 변화는 '이번에도 패배한다면 끝장이다!'는 권력욕에 대한 자기세뇌의 결과이다. 문제는 그들의 변화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변화'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일부 초선과 하위직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들의 상층부는 더더욱 그렇다.
한나라당의 변화가 의식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는
국회 입법과정에서 그들의 주류가 하는 행태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사학법 연계투쟁이 그렇고, 전효숙 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권력의 정점인 대권만 먹으면 모든 것이 끝날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과거 집권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권을 장악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듯 하다. 국민이 변화했고, 시대가 변화했다. 언론과 인터넷, 기업...어느것 하나 권력을 감시하지 않는 것이 없다.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 심지어 사법부마져도 변화했다. 한나라당 일부 지도부들은 아직도 '대통령이 모든 것을 조종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모든 것을 과거의 음모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렇게 바라봐주니 노무현 대통령은 고마울 따름이다. 근데 누가 집권한들 노무현이 이미 놓아버린 권력을 차기 대통령이 다시 누릴 수 있을까?
아무튼,
범여권은 대한민국의 역사-민주화세력의 역사-중산층과 서민의 역사를 고민해야 한다.
87년 민주화운동이후 20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87년 6월행쟁 20주년, 그 이후에 대한 해답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정희진씨가 '남자의 거짓말과 말의 권력관계'에서 주장했듯이
머리만 바꾸는 '의식화'가 아니라 '변태(變態 /Metamorphosis )'해야 한다.
생각만 새롭게 바꿔서는 한계가 있다. 생각뿐만 아니라 몸까지도 바뀌어야 한다!!
변태해야 한다!!
한나라당 수준의 의식화가 아닌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변태를 해야 한다!!
2007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뭘까?
변태는 어떻게 가능할까?
P.S) 남자의 거짓말과 말의 권력관계(정희진) 中에서
의식화, 곧 머리만 바뀌는 것은 흔히 말하듯 '변절'이 가능하죠.
절개가 변하는 것이 변절이죠. 그러나 변태는 변절이 불가능합니다.
현재의 몸 이전으로, 알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우리가 새롭게 안다는 것은, 알게 된 새로운 자기 몸에 사로잡히는 것입니다.
알기 이전의 몸이 있고 알고 난 뒤의 몸이 있는데, 몸이 변했기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나비가 알로 돌아가지 못하듯이........
첫번째는 정권창출에 대한 의지가 과거와는 다른 것 같다.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를 통해서 빼앗긴 권력을 찾겠다는 의지가 어느때보다 강하다.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을 얘기하며 정권탈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모아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많은 기자들이 공감한다.
과거의 권위주의적 권력을 향유하다가, 두 차례나 권력을 빼앗기고 서러운(?) 야당 생활을 해오고 있으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당장 특별한 직업도 없이 당 근처에서 낭인생할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배가 고플것이다. 춥고 배고픈 상황이다.
작년 531지방선거를 통해서 정체된 인력을 많이 해소하긴 했겠지만 한나라당의 인력 정체는 아직도 여전할 것이다. 최고의 권력인 대권을 이겨야 하는 이유다. 생계의 문제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분들도 봤다. 2007년 대선패배는 한나라당의 공중분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는 사람도 있다. 암튼, 그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를 위한 한나라당의 의지가 높다.
두번째는 인터넷마인드의 변화다.
2002년 대선에서 노풍의 진원지는 '인터넷'이었다는 것을 그들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나는 한나라당 홈페이지의 변화를 눈여겨보고 있다. 속된 표현으로 돈냄새가 느껴진다.
논객이나 대학생 조직화, 커뮤니티 등도 그렇다. 열린우리당 홈피를 벤치마킹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세련미도 있고 나름대로 잘 가꾸어가고 있다. 열린우리당 홈피가 겪어온 만큼의 부침과 시행착오마져도 답습하지 않길 조언할 뿐이다.
또 하나는 인터넷언론의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찌라시 수준의 인터넷 언론까지도 관리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한나라당 대선주자 펜클럽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초기 활동행태는 노사모와 약간 차이가 있었지만 활동형태에 큰 차이가 없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이 박사모나 명박사랑 등 한나라당 대선주자 펜클럽의 활동을 '알바'수준으로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지만 나는 동의하지않는다. 물론, 108조니 하는 초기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엄청난 자금력으로 체계적인 알바를 조직한다는 '한나라당 알바 경험담' 글도 봤지만 웃고말았다. 온라인의 특성상 수천수백억의 자금을 쓰더라도 인위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 쯤은 알것이다)
어찌되었든 한나라당도, 그 지지자들도 인터넷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포탈에 대한 피해의식은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 하지만, 포탈마저도 상업성과 보수성을 반영하고 있다. 한나라당에게 전혀 불리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판도라TV 설명회에서도 느꼈지만 동영상UCC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는 듯하다.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느껴지고....그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세번째는 위기관리 능력의 변화다.
한나라당에서는 작년 한해 동안 최연희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 박성범 김덕룡의원의 공천헌금 사건, 그리고 수많은 시도당 당직자들의 성추문이나 해외추문, 골프파문 등 수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었다.
이 모든 사건이 속전속결로 처리된다.
언론에서 이슈화할 타이밍을 빼앗거나, 사건의 본질이 밝혀지거나 확대재생산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왔다. 놀라울 정도로 위기를 잘 관리해 오고 있다.
이번 정인봉 씨의 '이명박 검증' 사건처리도 대표적인 사례다.
박근혜 측의 정인봉씨의 검증공세로 경선위원회에 200쪽 분량의 자료를 제출 직후 2월 15일 곧바로 윤리위원회를 열어서 징계절차에 착수한다. 빠른 위기 종결이다.
2월 15일 오후 4시부터 윤리위를 열어 정인봉 씨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었다는 발표를 지금 하고 있다. 2월 22일까지 본인의 소명을 듣고 징계수위를 결정한단다.
정인봉씨 주장의 핵심은
이명박의 1996년 김유찬 도피사건의 전모를 다시 상기시키면서 '이명박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는 것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 같다.
1996년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5개월만에 비서관 김유찬이 양심선언을 했고, 이 사건으로 선거법위반과 범인도피죄가 확정,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명박이 김유찬을 해외로 도피시키면서 어떠한 거래(?)가 있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하다. 김유찬 혼자만을 도피시킨 것이 아니라, 그의 부인과 자녀까지 여권을 발급하고, 홍콩을 경유 캐나다까지 도피시켰다는데 달랑 1500만원만 주고 보낼 수 있었겠느냐? 라는 것이다. 이미 법원의 확정판결이 난 사건이니까 사실관계는 팩트일 것이다. 다만 정인봉씨가 제기하는 딸랑 1500만원뿐인가? 라는 지적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 사건의 담당검사가 현재 한나라당 국회의원인 주성영의원이었고,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이 강삼재 씨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서는 이명박씨는 열린우리당의 혹독한 검증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암튼, 한나라당 경선준비위는 '이미 밝혀졌던 사실이니까 검증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신속히 내렸다. 법적으로 단죄를 받은 사건으로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여론의 흐름인 듯 하다. 이명박 측에선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진짜 중요한 본질은 이명박씨가 선거법을 위반했고 범인도피죄를 저질렀던 사람이라는 것이 아닐까? 우리 국민들이 이명박씨가 도덕적으로 약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통령후보로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인간성이 좀 더럽더라도 경제만 살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한민국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명박은 딱 그런 이미지다. 경제-추진력 이런 것들이 연상된다. 그렇다면 경제측면에서도 이미지와는 달리 꽝이라고 판명난다면 이명박씨에 대한 환상은 한순간에 깨질 수 있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면야 그것은 시간문제다.
한나라당의 세번째 변화를 얘기하다가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한나라당의 네번째 변화는 인적구성의 변화다.
나는 아직 인정하고 싶지않은 부분이지만 몇몇 대기자들이 주장하는 것을 풀어보겠다.
열린우리당에서는 '5공6공 전두환노태우, 군사쿠테타세력의 후예, 반민주세력, 반평화세력, 수구꼴통'이라고 한나라당을 공격한다. 하지만 이제는 수구꼴통세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17대국회 한나라당 소속의원 중에서 전두화 노태우세력과 관련있는 인물은 극히 적다. 물갈이가 된 것이다. 최병렬의 퇴장과 함께 물갈이가 많이 된 것이다.
한나라당이 군사쿠데타세력의 전신은 맞지만 현재 구성원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나 당직자, 보좌관 누구도 스스로를 '수구꼴통'이라고 생각하지않는다. 말단의 사무처 당직자들 마져도 '한나라당=반민주세력'으로 규정해서는 안된다. 반민주세력은 아닌 듯 하다. (골수 당원 중에서 아직 반민주적인 발상을 버리지 못한 분들이 일부 존재할 것이지만 그것은 다른 정당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수구꼴통이 그리 많지않다.
대북정책은 제외하고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극좌와 극우를 오가고 있다. 실현가능성과는 무관하게 한나라당의 아파트반값-등록금반값 정책공세는 과거와 같은 인적구성이었다면 불가능 한 정책이다. 건설족들의 지향과 한나라당의 지향이 다르지않은 상황에서 대표적인 지지층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정책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못하리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당내 지도부의 강압이든, 표를 의식했던 '당론'으로까지 채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하는 것을 봤다. (나는 아파트반값-등록금반값 정책이 매우 현실성없는 포퓰리즘정책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어찌됐든 현재 한나라당 구성원의 변화가 정책의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또 이러한 인적 변화가 당원제도, 경선시스템 등 당내의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열린우리당의 실험한 것을 답습할 뿐 주도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나라당의 책임당원제는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제를 벤치마킹했다. 근데, 열린우리당은 각종 재보궐선거와 531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기간당원제의 폐해를 수정해서 '기초당원제'로 완화해버렸다. 심지어 민노당까지도 진성당원제도를 풀고, 개방형경선제를 하겠다는 상황이다. 유럽식모델이니 미국식모델이니, 독일식이니 숱한 논란을 가져왔고 정당의 문제를 구성원간의 합의로 풀지 못하고서 사법부의 판결을 지켜보는 정당사 초유의 사태까지 경험해서 얻은 결론이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당내 민주주의를 거부하고 편법을 쓰려고 해서 법적 송사에까지 시달렸을까?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제는 그만큼 당원들의 권리와 요구가 강해질 수 밖에 없다. 과거 개혁당마져도 법적 소송에 휘말렸고, 결국 자진해산을 하지 못했다. 한번 만들어진 조직과 조직의 룰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조직과 룰을 해체하는 것도 어렵다.
암튼,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시행착오를 답습하고 있다.
경선시스템-오픈프라이머리도 예외는 아니다. 주도하지않으면 완벽하게 벤치마킹할 수 없다. 학창시절에 내가 자주 썼던 표현이다.
1등하는 학생의 답안지를 아무리 컨닝해도 공부하지않고는 1등하지 못한다!!
한나라당에 대한 충고다! 게임에 룰을 정하는데 있어서 주도하지 않으면 1등하기 힘들다. 오픈프라이버리가 시대적인 대세라면 주도해야 한다!!
대략...범여권을 위한 충고? 결론을 내려보자!!
한나라당의 이러한 괄목할 만한 변화는 지난 두번의 대선을 통한 학습효과 때문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한나라당의 대선주자가 승리할 가능성도 높다. 그렇다보니 어느때보다 분열의 가능성도 높게 예측하는 듯하다.
그러나 나는 분열의 가능성은 그리 높게 보지않는다. 한나라당이 쪼개지든 말든 관심없다.
범여권은 한나라당의 이러한 변화까지도 인정한 인식을 바탕으로 년말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뉴라이트는 민중계열 일부만을 제외하고 거의 90%가 한나라당에 줄을 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뉴레프트 세력은 아직 미약하기 때문에 범여권의 대선준비는 더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냉철해야 한다는 것이다.
년말 대선에서 여권이 승리할 수 있는 지름길은 한나라당의 분열보다는 범여권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내가 구구절절히 한나라당의 변화된 지점들을 설명했지만
그들의 변화는 '의식화'수준이다. 그들의 변화는 '이번에도 패배한다면 끝장이다!'는 권력욕에 대한 자기세뇌의 결과이다. 문제는 그들의 변화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변화'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일부 초선과 하위직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들의 상층부는 더더욱 그렇다.
한나라당의 변화가 의식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는
국회 입법과정에서 그들의 주류가 하는 행태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사학법 연계투쟁이 그렇고, 전효숙 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권력의 정점인 대권만 먹으면 모든 것이 끝날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과거 집권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권을 장악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듯 하다. 국민이 변화했고, 시대가 변화했다. 언론과 인터넷, 기업...어느것 하나 권력을 감시하지 않는 것이 없다.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 심지어 사법부마져도 변화했다. 한나라당 일부 지도부들은 아직도 '대통령이 모든 것을 조종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모든 것을 과거의 음모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렇게 바라봐주니 노무현 대통령은 고마울 따름이다. 근데 누가 집권한들 노무현이 이미 놓아버린 권력을 차기 대통령이 다시 누릴 수 있을까?
아무튼,
범여권은 대한민국의 역사-민주화세력의 역사-중산층과 서민의 역사를 고민해야 한다.
87년 민주화운동이후 20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87년 6월행쟁 20주년, 그 이후에 대한 해답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정희진씨가 '남자의 거짓말과 말의 권력관계'에서 주장했듯이
머리만 바꾸는 '의식화'가 아니라 '변태(變態 /Metamorphosis )'해야 한다.
생각만 새롭게 바꿔서는 한계가 있다. 생각뿐만 아니라 몸까지도 바뀌어야 한다!!
변태해야 한다!!
한나라당 수준의 의식화가 아닌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변태를 해야 한다!!
2007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뭘까?
변태는 어떻게 가능할까?
P.S) 남자의 거짓말과 말의 권력관계(정희진) 中에서
의식화, 곧 머리만 바뀌는 것은 흔히 말하듯 '변절'이 가능하죠.
절개가 변하는 것이 변절이죠. 그러나 변태는 변절이 불가능합니다.
현재의 몸 이전으로, 알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우리가 새롭게 안다는 것은, 알게 된 새로운 자기 몸에 사로잡히는 것입니다.
알기 이전의 몸이 있고 알고 난 뒤의 몸이 있는데, 몸이 변했기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나비가 알로 돌아가지 못하듯이........